SANGEUN다꾸를 시작합니다.

스보헴
2021-01-06
조회수 162


스보헴 새해 첫 매거진을 제가 쓰게 되었네요. 지난번에 예고한 대로 그동안의 다이어리 꾸미기를 매거진에 공개합니다. 








12월 베스트 후기 선물은 제가 그린 일러스트가 표지인 노트입니다.
가운데에는 베스트 후기 작성자분의 이름이 들어가요. 샘플엔 제 이름을 넣었습니다. 마침 마스킹 테이프를 제작했던 시기여서 노트도 생겼겠다 다이어리 꾸미기를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다다랐어요. 하지만 프라하에서 지낼 때는 일기를 쓰고 떠오르는 걸 그려 넣었을 뿐 ‘다이어리를 꾸민다'라는 개념으로 쓰진 않았어요. 또 최근에는 일기조차 쓰질 않아서 막상 다꾸를 하자! 하고 새 노트를 펴니 조금 막막하더라고요.



그래도 하다 보면 더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희망과 함께 조금씩 빈 노트를 채워가고 있어요.



첫장에는 저의 소원을 그려보았어요.





소금이는 조향사 클라라의 반려견이자 영업부장으로 스보헴 사무실에 매일 출퇴근 하고 있어요.

소금이의 업무는 ‘자기 자리에 누워서 쓰다듬 받기’와 ‘인간들을 산책시키며 비타민 D 합성시키기’에요. 소금이는 언제나 자기 업무를 훌륭하게 소화해내고 있지만 딱 한 가지 더 바라는 게 있다면 ‘모닝 커피 내리기’에요. 저는 언제나 소금이가 커피 한 잔을 내려 주는 날을 기다리고 있어요. 그래서 소금이가 약속해주었지요. 22살이 되면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고 커피를 내려주겠다고… 20년 기다리면 마실 수 있는 커피입니다. 그 기대를 담아 어딘가 모나리자 같고 홀리한 커피 요정 소금이를 그려보았습니다.








‘베를린 스카이’ 패브릭 포스터 촬영할 때 소품으로 쓴 토마스 만의 ‘마의 산’ 한 구절입니다. 12년 전 리투아니아 빌뉴스의 벼룩시장에서 산 수제 노트에 썼던 문구를 그대로 오려 붙였어요. 토마스 만의 ‘마의 산’은 프라하 유학 시절 끝 무렵에 읽었던 책인데, 당시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서 항상 가장 좋아하는 책 중 하나로 꼽고 있어요. 프라하에서 돌아온 지 4년이 훌쩍 넘은 지금 다시 읽으면 어떨지 궁금해지네요.








크리스마스는 언제나 파티를 하며 보냈던 것 같아요.
프라하에서는 명절이라 현지 친구들은 보통 가족과 함께하기에 유학생들끼리 모여 놀았어요. 클라라님처럼 크리스마스 처돌이는 아니지만, 크리스마스에 즐겁게 노는 것에는 저도 꽤 진심이랍니다. 하지만 파티가 먼 이야기가 된 2020년에는 아쉽게도 혼자서 스파클링 와인 한 병을 마시고 놀았답니다. 올해 크리스마스에는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모여 어울릴 수 있으면 정말 좋겠어요.








작년에 인간용으로 빈백을 하나 사서 거실에 두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 물건을 가장 애용하는 게 저희 집 강아지 아톰이더라구요. 집에 돌아오면 항상 빈백에 둥지를 틀고 앉아 게으른 고갯짓으로 인사하고, 부스럭 소리에 돌아보면 그 안에서  똬리를 틀고 있어요. 인간은 더 이상 쓸 수 없지만 아톰이 좋아하면 됐지요 뭐.








사진 속 티켓은 핸드백 정리를 하다가 발견한 티켓이에요.
작년 한 해 동안 영화관에 간 게 손에 꼽는 것 같아요. 다 합쳐서 2-3번 정도? 성인이 된 뒤로 이렇게 영화관을 적게 간 적이 없어요. 프라하에서는 일주일에 3번 간 적도 있었는데 말이에요.

‘목신의 매우 늦은 오후'는 체코 감독 ‘볘라 히틸로바’의 영화로, 서울아트시네마에서 회고전으로 상영되었어요. 체코에서도 보지 못했던 히틸로바 감독의 영화가 많이 상영되어서 의미 있는 회고전이었어요. 영화를 보기 위해 상영관에 들어가기까지 열을 두 번 재고, QR 코드를 두 번 찍어야 했지만, 영화를 본다는 생각으로 들떠 전혀 번거롭게 느껴지지 않았어요.


80년대 프라하가 배경인 ‘목신의 매우 늦은 오후'는 프라하 구시가 곳곳이 등장해요. 학교 바로 근처가 나오기도 하고, 수업을 들으러 다니던 길도 나와서 영화의 내용과는 상관없이 추억에 잠겼어요. 








저는 반려동물들에게 바라는 것이 많습니다.

사무실에서는 소금이가 커피를 내려주길 바라고 집에서는 아톰이 차를 내려주길 바라죠. 저의 소망을 담은 티마스터 아톰을 한번 그려보았습니다.

현실은 자긴 꿈쩍도 않는 주제에 인간에게 무한정 쓰다듬어달라고 요구하는 게으른 강아지이지만 언젠가 철이 들어 맛있게 차를 내려줄 날이 올 거라고 믿고 있어요.  









새해가 흰 소의 해라는데 스보헴 SNS에 올린 신년 일러스트의 소가 누런색인 게 신경 쓰여 흰 소를 그렸습니다. 흰 소씨가 찻잔을 들고 있는데, 커피 요정 소금이와 티마스터 아톰을 그리다 보니 무언가 음료를 마시는 동물에 꽂힌 거 같기도 하네요.


제가 신경 쓰고 있는 일러스트를 마지막으로 올려보아요. 황소 위의 고양이들은 저희 구성원이자 매거진 집필자인 손영주님의 반려묘 코코와 노노입니다.






다꾸는 올해 꾸준히 해볼 생각이어서 제가 매거진을 올릴 때 마다 살짝살짝 말미에 보여드리려고 해요.

그럼 다음 매거진에서 뵈어요. 해피 뉴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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