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NGJOO자기만의 방

스보헴
2021-02-25
조회수 137





이미지출처: UNSPLASH.COM


30대가 되니 친구들이 하나 둘 독립을 시작했습니다.

집주인의 취향이 반영된 집을 보는 건 정말 즐거워요. 그 사람의 개성을 시각화시킨 것 같거든요. 보면 나도 언젠가는 꼭 저렇게 하고 싶다는 의욕이 샘솟아요. 그렇게 집들이 파티를 다녀온 날이면 어김없이 '직방'과 '오늘의 집'을 들여다봐요. 80% 세일, 리퍼 상품이란 제목에 끌려서 새벽 늦게까지 아이쇼핑을 하고는 다음날 아침 출근길에 브레인 리프레셔를 뿌려대는 30대 무주택자 직장인(특징:독립 못함)이 저만은 아닐거예요.


이미지출처: UNSPLASH.COM


아무도 대신 해주지 않는 집안일, 빠듯한 생활비... 독립에 따라오는 여러 가지 책임에도 불구하고 독립이 하고 싶은 이유는 '내가 고른 것들로 채운 곳에서 살고 싶다.'는 욕망 때문인 것 같아요.

특히 부모님과 함께 살면 많은 게 부모님 중심으로 돌아가기 마련이잖아요. 가구부터 생활양식, 먹는 음식까지도요. 어릴 적엔 선택지가 없었지만 성인이 된지 한참 지난 지금은 이야기가 다르죠. 그나마 자기 방은 적당히 꾸밀 수 있다지만 그 방을 가장 많이 차지하는 게 가구잖아요. 그런데 보통 독립하지 않은 사람은 큰 맘 먹지 않는 한, 청소년기에 쓰던 가구를 그대로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현재 나의 라이프 스타일과 그 가구가 맞지 않기도 해요. 특히 저희 집처럼 구조상 큰 가구 드나들기가 어려울 경우, 한번 가구를 바꿀 타이밍 놓치면 다음 이사 혹은 독립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는 슬픈 일이 벌어지게 되는 거죠.


이미지출처: (주)대도갤러리


예를 들어 지금 제 방에 있는 옷장은 위와 비슷하게 생긴 것으로, 교복이나 청바지, 티셔츠를 주로 입던 중고등학생 때엔 유용했습니다.
하지만 롱원피스나 롱코트를 주로 입는 요즘엔 행거 부분은 높이가 부족하고 서랍은 남아돌아서 잡동사니를 수납하는 용도로 전락해버렸어요. 지난 15년 간 정말 열심히 제 곁을 지켜주었지만 이젠 보내주어야 할 때가 온 것 같아요. 정말 진심으로 보내주고 싶어요. 오죽하면 리폼할 생각까지 했을까요. 하지만 리폼도 일이고 방 안에서 페인트칠을 할 수 없는 노릇이라 이삿날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위에서도 말했듯이 저희 집 구조상 이삿날이 아니고선 저걸 꺼낼 수가 없어서요..



이미지출처: MARKET B


그런 제약에도 불구하고, 취향과 라이프 스타일이 어느 정도 확고해진 사람들이 그렇듯 제 방도 예전과 비교하면 많이 바뀌었어요.
큰 가구는 물리적인 이유로 바꾸지 못하지만 작은 책장과 소품들은 쉽게 바꿀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가장 최근에 산 물건은 바로 이것.



이미지출처: Aliexpress 


어디서 많이 본 스탠드죠? 영화나 해외 드라마 콘텐츠 좋아하시는 분들은 다들 한번쯤 보셨을 뱅커스 램프 BANKER'S LAMP에요.
제 방은 책상도 벽지도 흰색이라 등의 갓도 같은 색으로 통일하는 편이 깔끔했겠지만 초록색 갓과 오렌지색 조명의 조합이 너무 예뻐서 결국 초록색 갓을 사고 말았어요.

방 한 구석을 따스한 색으로 밝혀주는 존재가 있으면 더 편히 쉴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이미지출처: ME... 저 테이블매트는 왜 저기 깔아놨는지 기억이 안 나네요. 사진을 찍은 뒤 본래의 용도로 돌아갔습니다. 



저는 동서양 가리지 않고 빈티지 가구&소품들을 좋아하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한국의 고가구를 좋아하는 편이에요.
우연히 지인 댁에 갔다가 그 집 거실에 있는 고가구를 보고 신세계에 눈을 떴죠. 모던한 인테리어에 고가구가 포인트로 쓰였는데, 세월의 흔적과 특유의 묵직한 컬러, 형태가 가진 무게감이 아주 멋있었어요.



이미지출처: https://www.hands-a-design.jp/



하지만 반닫이나 서랍장 종류는 크기도 큰데다 컬러가 어두워서 층고가 낮고 면적이 좁은 공간에서는 소화하기가 힘들더라구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 1인가구가 쓰기 무난한 고가구는 아래와 같은 '약장'인 것 같아요. 서랍이 여러 개라 자잘한 물건을 보관하기에 편리하고, 크기도 부담스럽지 않거든요. 크기는 서랍 갯수에 따라 천차만별인데, 한 층에 서랍 세 개 정도면 꽤 아담하답니다.



이미지출처: 민규네고가구



이미지출처: 이조공예




나이가 들수록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일상을 채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점점 강해지는 것 같아요..
폭풍 같은 하루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채우고 내 취향대로 꾸민 공간에서 쉴 수 있다면 그만한 힐링이 또 어디 있겠어요.
밖에서는 불가능하지만 내 공간에서만큼은 나답게 있는 것. 별것 아닌 것 같은 그일이 또 다른 하루를 시작할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이 되어줄거라 믿어요.



이미지출처: UNSPLASH.COM



혹시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 독립 후 자기만의 공간을 어떻게 꾸밀지 미리 틀을 잡아놓으신 분들이 계신가요.
이번 매거진은 저의 이야기지만 다른 분들은 어떨지 궁금하네요. 매일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그리며 살다보면 언젠가는 하나부터 열까지 내가 고른, 나에게 맞춰진 것들로 채워진 공간에서 잠들고 일어날 수 있겠죠?

이 글을 읽으시는 독립예정자 여러분 모두 스보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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