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NGJOO먹어서 세계속으로

스보헴
2021-06-09
조회수 203



안녕하세요, 스보헴의 막내 영주입니다. 돌고 돌아 또 다시 제 차례가 돌아왔군요. 오늘은 최근에 제가 먹은 음식들에 대하여 이런 저런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




최근에 넷플릭스에 올라온 하이 온 더 호그(high on the hog)를 보고 아프리카 음식에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하이 온 더 호그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인 주인공이 현대 미국 음식에 남아있는 아프리카 노예들의 흔적을 찾는 다큐멘터리입니다. 납치당한 노예들이 모이는 아프리카의 해안도시들도 등장하고, 현지에서 파는 음식을 보며 이것들이 미국에 넘어가 어떤 형식으로 바뀌었는지 등을 이야기합니다. 보다 보면 참 서글프면서 뱃속도 같이 서글퍼지는 내적갈등유발 다큐멘터리예요.


다양한 나라의 음식을 경험해보길 좋아해서 그리스, 러시아, 카자흐스탄, 몽골, 인도, 네팔, 베트남, 필리핀, 중동 등 서울에 있는 여러 해외 음식점을 가본 저이지만 아프리카만은 없더라구요. 날씨는 하필이면 비 오는 수요일. 옆 자리에 앉아 계신 고용주의 눈길을 피해 이리저리 검색해보다 괜찮아보이는 곳을 하나 찾았습니다.


이태원의 '브라이리퍼블릭', 남아공식 바비큐를 주로 한다네요. 한국으로 치면 돼지갈비집에 간 격이 아닐까 싶어요.🧐
왜냐하면 아프리카가 땅이 워낙 넓어서 지역에 따라 엄청 다르거든요. 고기보단 쌀과 야채, 콩 등 탄수화물과 식물성단백질 위주로 만들어먹는 곳이 있는가 하면 그런 거 없고 우유랑 고기 위주로 요리하는 곳도 있습니다.  요는 탄수화물 위주인 음식이 생각보다 많다는 소리. 대표적인 음식 '졸로프 라이스'도 따지자면 서아프리카식 볶음밥이랍니다. 아예 가정식을 먹고 싶었더라면 다른 곳을 가는 게 맞겠지만 이날 저와 동행인은 몸이 허했기에(?) 고기 위주 메뉴가 강세인 이곳을 선택했습니다. 비오는 수요일에 이태원에서 양갈비 뜯기라니. 맥주를 곁들이지 못한다는 사실이 매우 슬플 따름이었습니다.




그 집의 메인 메뉴였던 미트 플래터입니다. 양갈비랑 아프리카식으로 만든 소시지 두쪽에 사이드로는 메시드 포테이토, 코울슬로 등이 곁들여져있죠. 인터넷에 가게명을 치면 이걸 드시고 온 분들의 후기가 많더라구요. 그만큼 시그니처 메뉴란 뜻이겠죠?

처음 받아봤을 땐 박력 넘치는 플레이팅에 기가 질려 여자 둘이 먹기엔 너무 많지 않나? 하고 걱정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괜한 생각이었음을 깨달았습니다. 접시 바닥까지 핥아먹고 미트파이까지 야무지게 챙겨먹고 나왔거든요-_-;;  미안해 위장아 내가 너를 과소평가했다.

소시지는 두 가지 맛인데, 하나는 매콤했고 하나는 고기에 향신료를 꾸우우우우와아아아악 눌러넣어 만든 것 같은 강렬한 맛이 났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향신료 범벅인 맛인데, 무엇을 넣었는지는 잘 모르겠어서 나중에 클라라님에게 물어보니까 아마 커민이 많이 들어갔을 거라 했습니다. 커민이 많이 들어간 고기는 그런 맛이 나는 구나.. 하고 신기해했던 건 덤.



이건 플래터 다음에 먹은 미트파이. 안에 들어갈 고기를 고를 수 있었지만 잘 모르니까 그냥 믹스로 선택했습니다. 저는 여태까지 제가 미트파이를 싫어하는 줄 알았는데, 이걸 먹는 순간 그동안 내가 먹은 미트파이가 그냥 맛이 없던 것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누가 묻는다면 황홀한 표정으로 '파이지부터 맛있었어..' 라고 대답해줄 것 같아요. 다녀온 분들이 후기에 **'사이드 메뉴인 시금치는 반드시 시키세요!!'**라고 강조의 강조를 하길래 잊지 않고 사이드 메뉴로 시금치도 시켰는...데, 아니나 다를까 꾸덕한 치즈에 비벼져 나온 시금치는 충격적인 맛이었습니다. 한 줄로 표현하자면 '내가 아는 치즈맛이 나는데 그 맛이 아니야'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무슨 말인지 모르시겠죠? 드셔보면 알 거예요😎



후식은 지나가다 보인 터키 빵집에서 파는 카이막이었습니다. 혹시 '스트리트 푸트 파이터'라는 프로그램 아시나요?  요리연구가 백종원님이 세계 각지를 여행하면서 그 나라 음식을 맛보고 소개해주는 프로그램인데요, 온 세상에 맛있는 것은 거의 다 먹어봤을 백종원님이 아침에 이걸 먹을 생각에 흥분할 정도로 매력적인 음식으로 나오더라구요. 온나라 음식이 다 모여있는 이태원엔 역시 없는 게 없었습니다. 🤭 보자마자 앗 저것은! 하고 시켜버리고 말았죠. 질감은 클로티드 크림같은데 맛은 그것보다 더 풍부하고 부드러워용. 단독으로 먹으면 별맛 안 나지만 꿀과 함께 발라먹는다면? 그야말로 빵도둑, 커피도둑이 따로 없습니다. 저는 한 입 먹고 바로 커피를 시켰는데 다른 분들은 어떨지 모르겠어요. 저거 한 접시에 바게트 작은 것 두 개가 순삭됩니다.






빵들을 뚝딱 해치우고 포장은 안 된다는 사장님 말씀에 아쉬워서 촉촉하게 젖은 눈으로 진열장을 바라봤습니다. 한국의 여름이 잘못했죠. 카이막이 무슨 잘못이 있겠습니까. 쓰면서도 그 맛이 다시 생각나 현기증이 나네요. 매일 아침 카이막 먹을 수 있으면 너무 좋겠다...  돈 많이 벌어서 카이막 사 먹어야지.

코로나로 예전보다 유동인구도 적고, 언제 한번 이태원에 가셔서 음식으로나마 세계여행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제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에요. 그럼 다음에 만날 때까지 스보헴: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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